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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일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나는 카페에서 주로 일한다. 요즘은 카공족이라고 카페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 중 하나다.

최근 카공족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뭐... 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이러고 있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가 된다. 최근 일은 그런 것들 때문아닐까?

어찌됐건. 카페에서 자주 일하는 나로서 다른 공간보다 카페를 다니는 이유를 몇 가지 나열해 보겠다.


1. 멋지게 보이고 싶다.

난 멋지고 싶다. 옷차림에서 간지남이 되고 싶은건 잘 모르겠다. 난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통제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카페라는 이미지는 나에게는 자유를 의미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람이란 이미지다. 내가 마치 지식이나 정보 관련 일을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옆에 자재가 쌓여있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있는 이미지를 느끼고 싶다. 물론 자재가 쌓여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멋진 사람이 겁나 많다. 하지만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이런 일이고, 이걸 활용하고 싶다.


2. 집중의 계기가 된다.

집은 가정적인 삶의 공간이다. 난 일과 삶의 균형 같은건 생각하지 않는다. 일과 삶을 구분하다니, 그게 가능한가. 나는 마누라님과 싸우면 회사가서도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프로가 아니라고 날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난 그렇다. 당연히 회사에서 깨지고 온 날은 집에와서도 가족들을 보고 환하게 웃기가 쉽지 않다. 나라는 큰 틀 안에 일도 있고 가정적인 삶도 있다. 구분하는게 아닌 조화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문제는 이러한 모호한 경계때문에 업무적인 일을 시작하려면 어떠한 환경적 계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난 그게 카페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는 것으로 정했다. 난 약간 시끄러운 곳에서 주위일에 내가 얼마나 신경쓰냐로 집중의 정도를 확인하면서 일하는 습관이 있다.


3. 도서관은 부담스럽다.

도서관도 가봤다. 너무 부담스럽다. 부시럭 거리는 소리와 사각사각 펜대 움직이는 소리 외에는 나지 않는다. 다른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이 엄청 눈치준다. 난 일하다가 전화가 오면 그냥 자리에서 전화받고 싶다. 실수로 물건을 떨궈도 주위 눈치를 보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시끌벅적한 곳도 싫고, 사람들의 말소리 정도가 나에겐 적당했다. 도서관이나 독서실이 무서운 이유는 화장실 문제도 있다. 난 주로 혼자서 일한다. 그러다보니 일을 하다가 중간에 화장실을 가게 되면 노트북을 자리에 두고 가야 한다. 카페는 대부분이 구매력이 있는 성인들이 온다. 분실이 생각보다 적고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시간 정도는 과감히 모험을 할 수 있다. 도서관에는 어린 학생들도 온다. 분실에 대한 부분이 무섭다. 물론 도서관도 회원관리가 잘 되고, CCTV도 있고 생각보다 분실사고가 잘 관리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솔직히 무섭다. 나 역시 과거에 엄청 좋은 학생은 아니었다. 난 학창시절 내 머리 속의 생각들이 여전히 기억난다.


4. 무엇보다 싸다.

커피 한 잔이면 공간을 빌릴 수 있다. 그 가격에 그 정도 시간을 빌릴 수 있는 공간은 적다. 코워킹스페이스도 있고, 성인들을 위한 북카페 형식의 공간들도 있지만, 스타벅스보다도 비싸다. 싼 가격에 콘센트를 제공하고 안락한 의자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사실 카페가 최고다. 싼 가격의 공간제공서비스들은 그래도 카페보다는 비싸다. 물론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자는 아주 합리적인 서비스들이다. 문제는 내가 별로 합리적이지 않은 놈인가부다.


5. 많다.

주위에 많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어디에 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주위를 둘러보면 하나쯤은 있다. 도서관이든 모임공간이든 독서실이든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잘 안보이니까. 근데 카페는 고개만 들어도 몇 개씩 보인다. 자리가 없다면 옆에 가게를 가면 된다. 언제든 일해야 하는 내 환경 특성상 난 노트북만 짊어지고 댕기다가 어디든 보이면 들어갈 수 있다. 특별한 계획이 필요 없고, 전략도 필요 없다. 하지만 다른 공간은 그렇지 않다. 2시간 잠깐 이용하자고 공간 위치를 찾아보고 예약하는 것도 귀찮고, 어쩌다 하나씩 있는 도서관까지 찾아가는 것도 귀찮다.



카페에서 자기 일을 하는게 괜찮다, 아니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뭐 난 잘 모르겠다. 논쟁과는 상관 없이 현실에선 계속 일어나고 있으니까. 앞으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몇 년전 공간이 없어서 고민했던 난 이런 환경이 나에게 주어진 것에 심히 감사한다. 아이 좋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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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지키는 일.

카페에서 일을 하다보니 내 나름대로 몇 가지 지켜야겠다고 생각한게 있다.

나 역시 장사꾼이니까. 어느 정도 상도를 지켜야겠다는 생각?

뭐 요새는 얼굴에 철판이 점점 두꺼워지고 있지만 ... -_-


1. 좌석은 되도록이면 1인좌석을 선택하자.

되도록이면 창가나 중앙에 있는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을 이용한다. 일반좌석에 앉으면 2인이나 4인좌석에 앉게되니 그만큼 다른 사람이 앉을 공간을 뺏게 된다. 2인 좌석까지는 그래도 억지로라면 이해할만하다. 그런데 간혹 4인용 테이블을 혼자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노트북도 펴고, 책도 펼려니 공간이 부족하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도에 안맞다. 카페의 회전율 정도는 생각해주자. 카페가 돈 잘 벌어야 우리도 이런 공간 계속 쓸 수 있는거니까.


2. 음료는 반드시 시키자.

너무 당연해서. 이건 진짜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비용은 지불 안하고 공간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절대 그러지 말아야지. 


3. 사람이 붐비는 시간은 피하자.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한 공간을 오래 차지한다. 그러나 한창 바쁜 시간에는 좀 피해줘야 한다. 낮시간에 한가질 때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는건 괜찮겠지만, 붐빌시간에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해서 다른 손님이 못앉는 경우는 피하자. 넓게 보면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다.


4.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차지하진 말자.

시간은 분위기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일어나줘야 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와서 앉고 가게도 돈을 벌거 아닌가. 어쩔 수 없이 더 있어야 하는 경우는 음료라도 한 잔 더 시키자. 간혹 나는 한 잔 더 시키면. 꼭 기존 컵과 새 컵 모두 테이블 위에 놓는다. 나는 많이 시킨 당당한 사람이고 싶어서. ㅋㅋ


5. 주위가 조용하길 기대하지 말자.

어디인가. 카페다. 그곳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차를 마시는 공간이다. 당연히 도서관보다 시끄럽다. 요즘은 카페가 너무 조용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분위기도 자주 생긴다. 하지만 명백한 나의 생각은 그 사람들이 진짜 주인이다. 카페는 애초에 사람 간의 네트워크를 위한 공간이니까.


6.  일정 인원 이상이면 공간임대서비스를 이용하자.

여러 명이 업무적 목적을 가지고 모인다면 그건 공간임대서비스를 사용하는게 맞다. 만약 각자 노트북을 다 가지고 왔다면. 3인 이상이면 고민하기 시작하고, 4인 이상이면 공간임대서비스, 토즈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사람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말소리도 커지게 되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애초에 목적 자체가 달라진다. 그럴 땐 모임공간을 이용하자.



이외에도 몇 가지 있는데 이젠 몸에 베어버려서 잘 생각도 안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지금은 어느정도 룰은 지켜줘야 한다.



난 늘 공간이 부족해서 불편했다. 어찌됐건 요즘은 카페에서 일할 수 있어서 넘넘 감사한다. 오래오래 상생할 수 있게 사람들간에 조율이 잘 됐으면 좋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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